잠은 하루의 끝이 아닌, 내일을 준비하는 쉼표와 같다.

2025. 1. 27. 13:11하루하루 에세이

새벽 두 시, 넷플릭스의 '다음 편 보기' 버튼이 나를 유혹한다. '한 편만 더'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든다.  나는 또다시 내일의 나를 배신하고 있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십 대의 마음으로 살아가려 한다.  시간은 유혹에 빠져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몸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한때 나는 체력 하나는 최고라 생각했다. 밤샘 작업 후에도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맞이했었다. 세 시간의 짧은 수면으로도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했다. 그 시절이 이제는 먼 추억이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절실하게 깨닫는다. 좋은 아침은 전날 밤에 결정된다는 것을...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씻고 난 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의 시간이 가장 위험하다. 하루의 긴장이 풀리고 나면 찾아오는 달콤한 유혹들이 있다. 미뤄둔 드라마, 밀린 책들, SNS를 뒤적인다. 어느새 시계는 자정을 훌쩍 넘어있다. '열심히 일했으니까', '이 정도 휴식은 괜찮아'라는 자기 위안이 그 순간을 그럴듯하게 만든다.

다음 날 아침,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후회한다. 알람을 반복해서 누르다 결국 늦잠을 잔다. 서둘러 업무를 하느라 아침은 거르고, 커피로 근근이 정신을 차리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이런 날들이 쌓이면서 점점 피로가 누적된다. 업무 효율은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저녁에는 더욱 늦게 잠자리에 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수면의 질이 인생의 질을 좌우한다는 것을 느낀다. 젊었을 때는 몰랐다. 알면서도 무시했던 이 진실이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불규칙한 수면 패턴에 피곤한 하루를 시작한다. 일의 능률, 대인관계, 심지어 식습관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아침 시간은 하루 전체의 성패를 가른다. 일찍 아침을 맞이할 때와 서둘러 하루를 시작할 때의 차이는 크다. 전자는 하루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게 하지만, 후자는 하루 종일 뒤쫓기는 듯한 불안감을 준다.

 

여유롭게 맞이하는 아침은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선물한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오늘의 계획을 세우고, 명상하듯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다. 우리는 하루를 명확한 시야로 바라볼 수 있다. 

 

반면 서둘러 시작하는 아침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알람을 끄자마자 부랴부랴 준비하고, 아침 식사는 거른 채 서류 가방을 들고 뛰어나간다. 이렇게 시작된 하루는 균형을 잃은 팽이처럼 흔들린다. 출근길에서도, 사무실에서도 무언가를 놓친 것 같은 불안감이 따라다닌다.

 

좋은 습관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매일 밤 열 시에 휴대폰을 멀리 두고, 열한 시에는 무조건 불을 끈다. 이렇게 구체적인 규칙을 정해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허전하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모여 새로운 습관이 되고,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는다.

한 달이면 습관이 형성된다고 한다. 한 달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자. 매일 밤 조금 더 일찍 잠자리에 드는 노력을 한다. 처음에는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게 된다. 간단히 술의 힘을 빌려도 괜찮다.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게 된다. 점차 몸은 새로운 리듬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이제 우리는 여유로운 아침 시간이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확보된 아침 시간은 삶의 질을 크게 향상한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여유 있게 아침 식사를 하게 된다. 다이어리에 하루 일과를 계획할 수 있게 된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일에 집중력도 높아진다. 대인관계도 더욱 원활해진다.

결국 우리의 삶은 작은 습관들의 총합이다. 매일 밤 선택하는 시간이 다음 날의 모습을 결정한다. 그 하루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그 달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 좋은 습관은 우리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주는 나침반이 된다. 나쁜 습관은 우리를 망가뜨린다. 쇠사슬로 묶은 채 뒤에서 잡아당긴다. 

진정한 자기관리는 거창한 목표 설정이나 결심이 아니다. 작은 일상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일찍 자는 것부터 강력한 습관이 생긴다. "잠은 하루의 끝이 아닌, 내일을 준비하는 쉼표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