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0. 08:07ㆍ하루하루 에세이
우리는 시간이라는 강물 속에서 헤엄치며 살아간다. 그 속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경험을 쌓으며, 상처를 받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세대 갈등이다. 기성세대와 MZ세대 사이의 간극은 나이 차이를 넘어 가치관과 생활방식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새벽 1시, 술자리는 계속되고 있었다. "내일 아침은 김치찌개 해 줄게"라는 70대 어르신의 말이 공기 중에 맴돌았다. 다음 날 아침,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카톡방은 읽지 않은 메시지들로 가득했다. 단 하나의 답장도 없었다. 약속은 술처럼 증발해 버렸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존경받을 수 없다.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관념이다. 진정한 존경은 연륜이 아닌 행동에서 비롯된다. 70대의 어른이 술자리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새벽에 홀로 사라져 버리는 행동은 신뢰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권위주의적 태도는 '꼰대'라는 표현으로 비판을 받는다. 진정한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태도에 있다.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고, 다른 이들의 불편함을 고려하지 않는 행동은 문제가 된다. 현대 사회에서 리더십은 권위가 아닌 존중과 배려에서 시작된다.
물질적 손실만이 사기일까? 아이러니 하게도 대한민국 헌법은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는 교묘한 형태의 기만이 존재한다. 타인의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행위 역시 사기 행위라 할 수 있다. '우리'라는 말로 포장하고 독단적인 행동은 교묘한 폭력이다. 소통을 말로는 주장하고, 일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모두 기만이다. 이런 의미에서 "다 같이 한잔하자"라고 외치는 것도 강요다. 개인의 자유를 '우리'라는 이름으로 억압하는 것이다.
이런 무형적 사기는 인식하기 어렵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일상을 보낸다. MZ들이 행동하는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이 이런 것을 지키기 위한 것은 아닐까? MZ세대는 허례허식을 싫어한다. " 가족 같은 회사"라는 말 대신, 정당한 대우를 원한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것은 자신의 시간을 지키려는 본능이다. 노동 착취가 있듯이, 이를 감정 착취라고 한다.

영화에서 많은 빌런이 존재한다. 그들의 존재가 서사를 풍성하게 만든다. 영화에서 빌런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의 꼰대는 다르다. 그들은 자신이 빌런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나는 너희를 위해 이러는 거야"라는 자기기만 속에 살아간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빌런이 영웅으로 변모하는 과정이다. 인간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시이기도 하다. 그날 본인의 얘기만 들으라는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조차 모를 것이다. 오히려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도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 하지만 본인의 실수를 덮으려 관계를 끊어버린다. 합리화를 시키고, 그들을 욕한다. 그래야 본인이 좋은 사람이 되니깐. "미안합니다." 이 글자가 왜 그리 어려운가.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과는 아무나 하지 못한다. 특히 나이 든 세대일수록 더욱 그렇다. 사과는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성숙함의 증거다. MZ세대가 보여주는 솔직함과 겸손함은 오히려 더 큰 신뢰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지금 시간 도둑이 판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불필요한 회식, 의미 없는 술자리, 형식적인 자리들... 많은 것이 우리의 시간을 갉아먹는다. 돈은 벌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살 수 없다. 누군가의 시간을 빼앗는 것은 그의 인생을 빼앗는 것과 같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소중한 자원이다.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누구와 함께할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다. 불필요한 갈등과 소모적인 관계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시간에 속는다. 시간의 길이와 관계의 깊이를 같다고 본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 오랜 경험이 최고의 경험이라는 확신은 우리를 기만한다. 현실에서 배신은 가까운 이들로부터 온다. 우리가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 우리를 속박하는 굴레가 되기도 한다.
관계의 진정한 가치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다. 질적인 측면에서 찾아야 한다. 세대간의 관계 맺기는 이러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들은 관계의 진정성과 호혜성을 중요시한다. 형식적인 위계질서보다는 실질적인 상호존중을 추구한다. 이들에게 존경은 지위나 나이가 아닌, 행동에서 나온다. 진정성 없는 말보다 작은 실천을 선호한다. 이것이 기성세대가 배워야 할 교훈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나이 들수록 더 많은 것을 통제하려 한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싶다면서, 결국은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한다. "나 때는 말이야..." 이런 말을 시작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소통을 포기한 것이다. 과거의 경험을 무기로 현재를 재단하려 하지 마라. 나이 듦에 반드시 지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진정한 지혜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필요할 때 내려놓을 줄 아는 데서 시작된다.
세대 간 갈등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각 세대는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와 지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더욱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동반자다. 세대 간의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배우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모습일 것이다.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다. 꼰대질에 소비 하지 마라. 그들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고 판단한다. 진정성 없는 관계는 과감히 정리한다.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자산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스스로의 선택이다. 현대사회에서는 관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크게 발전된 점이다. 우리는 더 이상 형식적인 관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말이 아닌 행동을 보고 관계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오늘도 우리의 시간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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