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4. 10:31ㆍ청소년 상담소(방황하는 청소년들 이해하기 위한)
늦깎이 대학생이 바라본 청소년들
45살의 나이에 사회복지학과 신입생이 되었다.
주변에서는 "이 나이에 무슨 공부냐"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나는 내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다.
사회복지에 대해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몰랐다.
처음에는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 '청소년문제'라는 과목을 수강하면서,
내 안에 숨어있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각종 사회 문제들에 대한 내 관심이 이렇게나 컸다니,
수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하나같이 흥미진진했고,
마치 퍼즐을 맞추듯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노인문제, 사회문제, 청소년 문제, 환경 문제...
이런 다양한 문제들을 접할 때마다,
나는 문제의 심각성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마치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사회 문제들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흥미진진한 도전이 되었다.
어제 알고니즘으로 보게 된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오은영의 리포터라는 프로였다.
요즘 아이들의 스마트 기기 중독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동안 뉴스에서는 청소년 문제를 다룰 때
늘 일탈과 비행이라는 측면만 부각했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달랐다.
아이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게임 없인 살 수 없어요."
"폰만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화면 속 아이들의 고백을 들으며,
문득 30년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나도 반항아였다. 담배를 피우고,
술도 몰래 마셨다. 그때는 그게 전부였다.
스마트폰도 없었고, PC방도 없었으니까.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이런 말을 하려다 문득 멈췄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어른들의 말을
똑같이 하려 했던 것이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현대 사회에서 청소년들은 우리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유혹에 노출되어 있다.
손끝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
중독의 종류도, 그 깊이도 달라졌다.
유튜브에서 나온 오은영 상담사의 말이
내 마음을 울렸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비난이 아닙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나는 내 학창시절을 떠올려봤다.
부모님의 "하지 마라"는 말은 오히려 반항심만 키웠었다.
지금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프로그램에 나온 한 학생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 아이는 SNS 중독을 겪고 있었다.
"like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제가 인정받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그런 느낌이요."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우리 시대에는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놀며
해소했던 스트레스를, 요즘 아이들은
가상공간에서 풀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학창 시절을 보내던 때만 해도
학원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
하교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이미 다른 반 아이들이 공을 차고 있었다.
우리는 망설임 없이 다가가 "같이 차도 될까?"라고 물었고,
금세 편을 나눠 함께 축구를 했다.
땀을 흘리고, 웃고, 때론 다투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져 갔다.
그때의 운동장은 우리에게 배움의 공간이자,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해방구였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떨까요?
아이들은 하교 후 곧바로 학원으로 향한다.
영어, 수학, 과학... 끝없는 수업의 연속이다.
집에 돌아올 때면 이미 피곤에 절어있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은 고작 손바닥만 한
휴대폰 속 세상뿐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을 향해
"핸드폰 그만해!", "적당히 해야지."라는 말만 반복한다.
정작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혹시 우리는
"나도 그만큼 힘들었으니, 너희들도 똑같이 겪어봐야 해."
라는 보상 심리를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 세대가 겪었던 스트레스와 고통을
다음 세대도 당연히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그럴것이 코로나 이후에 학교 정문은 굳건히 닫혔다.
우리 때는 운동장이 없어 학교 운동장에 가서 축구, 농구, 달리기 등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리고 학원도 지금처럼 많지가 않았다.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학교 운동장을 찾았다.
그곳에 다른 반 아이들이 공을 차고 있었다.
그러면 나와 친구들도 같이 편을 나눠
다른 반 아이들과 공을 차며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방가 후 학원 스트레스가 아이들을 잡는다.
아이들의 스트레스 해소는 말 그대로
핸드폰속에 가득하다.
그런데 어른들은 핸드폰을 적당히 하라고 한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은
공부하면서 스트레스받아
그리고 그거 나도 받았던 것이니깐
너도 똑같이 받아봐야돼 라는 보상심리 인가
청소면 문제를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중독은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뒤에는 외로움, 학업 스트레스, 부모와의 소통 부재 등
복잡한 원인들이 숨어있다.
내가 고등학교 때 담배를 피웠던 것처럼,
요즘 아이들의 게임이나 SNS도
어쩌면 현실도피의 한 방법일지 모른다.
다만 형태가 달라졌을 뿐.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한다.
"괜찮아, 해도 돼. 그런데 내일을 생각하면서 하자."
완전한 금지보다는 조절과 이해가 필요하다.
오늘 적당히 하고, 해야 할 일도 하면서,
자신만의 균형을 찾아가게 하는 것.
그게 진정한 해결책이 아닐까?
"당당하게 말하고, 할 것 아니면 하지 마라."
이 말은 우리 어머니가 자주 하셨던 말씀이다.
몰래 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걸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것보다 더 큰 청소년 문제는 청소년 마약 사건이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만 해도 마약은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SNS에서는 마약 거래가 이루어지고,
학교 근처에서도 마약이 유통된다고 한다.
심지어 과자처럼 생긴 마약,
사탕처럼 보이는 마약들이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충격적인 것은 이런 마약들이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됐을까?
수업 시간에 이 문제를 토론하면서,
몇 가지 심각한 원인들이 떠올랐다.
첫째는 입시 스트레스다.
학원에서 학원으로 이동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청소년들.
그들에게 마약은 잠시나마
현실을 잊게 해주는 도피처가 되어버린 것이다.
둘째는 SNS를 통한 잘못된 정보의 확산이다.
"한 번쯤은 괜찮아", "스트레스가 확 풀려" 같은
위험한 메시지들이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셋째는 우리 어른들의 무관심이다.
"우리 애는 절대 안 그럴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 문제를 외면해 온 것은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봐도 해결책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것들은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청소년들과의 진정한 소통이 필요하다.
"하지 마라"는 단순한 훈계가 아니라,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이해해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내가 학창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뛰어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한번 마약의 길에 들어서면 빠져나오기가 너무나 어렵다.
학교와 가정, 사회가 함께 나서서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나는 이 문제를 더는 남의 일로 치부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있는데,
어떻게 눈 감고 있을 수 있을까?
청소년 마약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이다.
1년 전 청소년들에게 마약을 판매하면
사형에 처한다는 법안이 나왔다.
처벌과 통제만으로는 부족하다.
예방, 치료, 그리고 회복을 위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가 무관심했던 사이,
우리의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하지 않을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그것을
건강하게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과연 우리가 그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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