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0. 11:02ㆍ청소년 상담소(방황하는 청소년들 이해하기 위한)
제목: 너희들은 틀리지 않았어
누가 말했나
학교를 떠난 네가 틀렸다고
꿈을 찾아 떠나는 발걸음이
도망이라고
뒤틀린 눈빛으로 보지 마라
그들의 선택을,
꿈을 독학하는 새벽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육십칠 퍼센트
"배우고 싶은 게 따로 있다" 외치는
아이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나
귀를 막은 어른들,
쇠창살 같은 교실에서
모두를 같은 틀에 맞추고
같은 꿈을 강요하는
이 낡은 시스템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시대는 변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을 만드는데
분필 가루 날리는 교실에서
과거의 꿈만을 가르치는가
이제는 말하자
교실을 뛰쳐나간 아이들이
시대를 더 잘 읽었노라고
변해야 할 건 너희가 아닌
어른의 교육이었다고
오늘 우연히 보게 된 뉴스에서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화면 속 아이의 얼굴에는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불안보다는 기대가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30년 전 우리들의 교실이 떠올랐다.
중학교 1학년.
"너희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선생님의 질문에 우리는 하나같이
대기업 직원, 의사, 변호사, 판사를 꿈꾼다고 답했다.
그때는 그것이 당연했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사회도 그 길만이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라고 가르쳤으니까.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이제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와 소통하고,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가 되었다.
유튜버, 크리에이터, 앱 개발자...
내가 학창 시절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직업들이
청소년들의 새로운 꿈이 되었다.
얼마 전 우연히 만난 조카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놀랐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마음속의 충격은 점차 이해로 바뀌어갔다.
"삼촌, 저는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어요.
제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만들고 싶어요.
근데 학교에서는 그런 걸 안 가르쳐줘요."
그의 말에는 불만보다 간절함이 묻어났다.
실제로 그 아이는 유튜브와 온라인 강의를 통해
이미 기초적인 프로그래밍을 독학하고 있었다.
학교 수업 시간에 졸면서도,
밤늦게까지 코딩을 배우는 영상을 보며
눈을 반짝이는 아이였다.
문득 독일의 교육 시스템이 떠올랐다.
중학교를 마치면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그곳과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모든 학생들을
똑같은 틀에 맞추려 한다.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이.
최근 뉴스에는 동덕여대가 공과대학으로의 전환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코로나19 이후 부각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뒤늦은 변화다.
하지만 이마저도 반가운 소식이다.
변화가 늦더라도, 변화하려 한다는 것 자체가 희망이니까.
우리 할머니 세대는 기술을 배우라 했고,
부모님 세대는 공무원이 최고라 했다.
시대에 따라 '좋은 직업'의 기준은 변해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여전히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직업만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특성화고등학교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한때 공업고등학교에서는 제품을 만들고,
상업고등학교에서는 그것을 세계로 수출하는 무역을 가르쳤다.
그것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창업 박람회에 가면 온통 프랜차이즈 식당뿐이다.
과연 이런식의 장사를 하도록 하는것이 창업이 맞는것인가?
3년 전,
내가 식당을 차렸을 때가 생각난다.
다들 어렵겠다고 했지만 나는 조금 다른 꿈을 꾸었다.
단순히 가맹점을 늘리는 것이 아닌,
투자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
창업 박람회장을 둘러보며
나는 기존의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길을 생각했다.
'우리 브랜드로 장사하세요'가 아닌
'우리 브랜드에 투자하세요'라는 새로운 접근이었다.
이 방식은 단순한 가맹점 모집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자금만 제공하고, 우리 회사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투자금은 새로운 매장의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으로 사용되며,
수익이 발생하면 그중 5%를 배당금을 매달 지급한다.
투자의 위험성을 고려해 원금 손실률은 최대 50%로 제한했다.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기회도 제공한다.
만약 직접 매장 운영을 원한다면,
본사를 제외한 직영점 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매장부터 분양받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꿈꾸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모습이다.
투자자와 운영자가 서로 신뢰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비록 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때의 도전이 내게 값진 경험이 되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을 문제아로 낙인찍기보다,
그들이 왜 떠나려 하는지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보다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서는 용기 있는 도전자일 수도 있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획일화된 성공의 잣대로 아이들의 꿈을 재단하는 대신,
각자의 재능과 열정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늦은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
"너희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시간이 증명해줄 거야.
다만, 그 시간이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 어른들이 변화해야 할 차례다
"왜 학교를 안 다니니?"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니?"
똑같이 학교를 떠난 청소년에게 던지는 질문이지만,
이 두 문장이 주는 무게는 전혀 다르다.
첫 번째 질문에는 비난과 걱정이 섞여 있고,
두 번째 질문에는 관심과 이해가 담겨있다.
얼마 전 카페에서 우연히 한 청소년을 만났다.
노트북으로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어서 호기심에 물어보니,
온라인으로 쳇GPT 수업을 듣고 있다고 했다.
학교를 자퇴하고 AI로 뭔가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는 그 청소년의 눈빛은 그 어떤 학생보다도 반짝였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 속에는 아픔도 있었다.
주변 어른들의 걱정 어린 시선과 충고가
때로는 무거운 짐이 된다고 했다.
"불량 청소년 취급받는 것이 제일 힘들어요." 라는 말에서
우리 사회의 편견이 얼마나 강고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교육청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현상을
단순한 통계 수치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67%의 학생들이
"다른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현실은,
현재 학교 교육이 그들의 꿈과 욕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우리는 이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교 밖 청소년을 문제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앞서 이해하고 도전하는 개척자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이나 걱정 어린 시선이 아닌,
그들의 계획과 꿈을 경청하고 지지해주는 어른들의 따뜻한 응원이다.
교육청은 이제 "왜 학교를 떠나는가?"라는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그들의 꿈을 더 잘 지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때다.
학교 안팎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배움의 경로를 인정하며,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변화는 작은 질문의 차이에서부터 시작된다.
"왜 학교를 안 다니니?"라는 질문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니?"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청소년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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