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30. 07:00ㆍ하루하루 에세이
"시간에게 속은 우정의 깊이"
나는 오랫동안 착각 속에 살았다.
시간이 곧 우정의 깊이를 결정한다고 믿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친구들,
수십 년의 추억을 공유한 이들이
내 곁에서 가장 오래 남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인생의 쓴맛을 보며 깨달았다.
진정한 우정은 시간의 길이가 아닌,
서로를 향한 진심의 깊이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처음 그 깨달음은 아팠다.
6년 전,
23년 지기 친구의 배신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둘도 없는 친구로 자랐다.
같은 하교 길을 걸었고, 서로의 모든 것을 알고 지냈다,
함께 술, 담배를 배워보기도 했고,
서로의 연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우리였다.
그러나 동업을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내가 그를 동업자로 선택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누구보다 잘 알고 믿을 수 있는 친구였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오판이었다.
그는 회사 자금을 낭비했고,
거래처와 직원들에게 나를 비방했다.
그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돈을 잃은 것보다 더 아픈 것은
믿음이 무너진 것이었다.
23년이라는 시간이 한순간에 허상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함께 쌓아온
모든 추억들이 갑자기 의심스러워졌다.
그의 웃음, 그의 진심 어린 듯했던 조언들,
그 모든 것이 가식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 사건은 내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무너진 자리에서 일어나려 노력하는 동안,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왔다.
3년 전 사업 초기에 만난 친구였다.
우리는 그저 가끔 만나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였다.
그는 내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왔다.
법적 대응을 위한 변호사도 같이 만나주고,
우정이라는 단어에 시달릴 때마다 위로의 도움을 주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진심 어린 조언이었다.
"이번 일을 통해 더 강해질 거예요.
실패가 아닌, 성장의 기회로 삼아"
우정은 함께 보낸 시간의 양이 아니라,
서로를 대하는 태도의 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나와 불과 3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23년 지기 친구가 하지 못한 진정한 우정애를 보여주었다.
이후 나는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기준을 완전히 바꾸었다.
더 이상 추억의 길이나 만남의 빈도로
관계의 깊이를 판단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서로의 가치관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상대방이 나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는지를 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이런 기준으로 보니 진정한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이들이었다.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
우리는 서로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했고,
실패를 통해 배우려 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이들과 나누는 대화의 질이었다.
과거의 친구들과는 주로 추억이나
일상적인 잡담을 나누었다면,
새로운 친구들과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의 꿈을 공유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했다.
비교와 질투도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알던 친구들 사이에서는
늘 미묘한 경쟁의식이 있었다.
누가 더 많은 연봉을 받는지, 누가 더 좋은 집에 사는지...
하지만 새로운 친구들과는 달랐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서로의 성장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분명해졌다.
진정한 우정은 서로의 가치를 높이는 관계라는 것을.
그들과 함께 있으면 나도 모르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들의 성공은 나의 자극제가 되었고,
그들의 조언은 항상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물론 여전히 가끔은 옛 친구들이 그립다.
무심코 흘러 들어오는 그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지난날의 추억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추억일 뿐.
현재의 나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어떻게 오랜 친구와의 관계를 그렇게 쉽게 정리할 수 있느냐고."
하지만 그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다만, 필요한 결정이었다.
내 삶의 방향성을 지키기 위해,
내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내려야 했던 결정이었다.
이제 나는 새로운 인연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면 진심 어린 조언을 나눈다.
때로는 밤늦게까지 사업 아이디어를 논의하기도 하고,
가족끼리 여행도 다니기도 한다.
특히 감사한 것은 이들과 나누는 시간의 질이다.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은 항상 생산적이다.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배우고,
새로운 시도를 격려하며,
때로는 냉철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이런 관계 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과 함께 있을 때면 편안하다.
과거의 친구들과 있을 때처럼 내 말을 조심하거나,
성공을 숨기려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서로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실패는 다음 도전을 위한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진정한 우정은 시간의 함수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관계이다.
서로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꿈을 응원하는 관계.
그리고 그런 관계는 오랫동안 지속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나는 이전처럼 시간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대신 그들의 행동을 보고,
그들의 가치관을 볼 것이다.
그리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다.
진정한 친구는 당신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힘들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반드시 찾아온다.
다만 그것은 시간의 길이가 아닌,
마음의 깊이로 판단해야 한다.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가요?
그들은 당신의 꿈을 함께 그리고 있나요?
결국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 길에서 만나는 인연들 중에서 진정으로
나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이들을 찾는 것,
그것이 삶의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나는 오늘도 그런 인연들에 감사하며,
함께 성장하는 길을 걸어간다.
'하루하루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은 도망가지 않아. 도망가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야 (1) | 2024.12.09 |
---|---|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에는 대통령이 없다. (6) | 2024.12.05 |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1) | 2024.11.29 |
하얀 세상이 들려주는 이야기 (0) | 2024.11.28 |
하루 3시간 자기개발을 하지 않으면... (5) | 2024.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