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민주주의여
2024. 12. 10. 01:33ㆍ삶이 담겨있는 시
피로 써 내려간 역사의 글자들
붉은 새벽을 물들이던 함성이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
한 사람의 한 표가
천 개의 약속보다 무거웠던 날들
광장에서 타오르던 촛불들이
아직도 가슴 한편에 살아있는데
우린 무엇을 잊었나
계엄령이라는 이름의 칼날 앞에
침묵하는 그들을 보며
어제의 독재에 맞섰던 이들은
오늘은 왜 눈을 감는가
봄날의 꽃잎처럼
하늘하늘 떨어지던 전단지가
오늘은 권력의 방패가 되어
양심을 가두는구나
정의는 이제
흥정의 대상이 되었고
진실은 이제
당리당략의 볼모가 되었다
민주주의여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나
광장의 함성 속에 있다가
골방의 흥정 속에 숨었다가
이제는 찬 겨울바람 속에서
떨고 있구나
피 흘린 자리마다
꽃이 피어났던 그 시절
우리는 서로의 눈빛만 봐도
한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진보와 보수라는
높은 벽을 쌓고
서로를 향해 돌을 던지는구나
그 사이로 민주주의는
어디에서 숨을 쉬나
그대, 민주주의여
우리의 미래인 그대여
이 겨울을 어찌 견디려 하나
봄이 올 때까지
그대의 숨결은
차가운 바람 속에 묻히고
우리의 가슴 한켠에서는
아직도 타오르는 불씨가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며
새로운 봄을 기다린다
민주주의여,
우리의 눈물로 다시 피어날
그날을 위해
오늘도 우리는
겨울밤 찬 공기를 마시며
그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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