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0. 08:00ㆍ하루하루 에세이
"민주주의의 딜레마와 현주소"
오늘날 우리는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때로는 국민의 이름으로 분노하고,
때로는 국민의 이름으로 정의를 요구하며,
또 때로는 국민의 이름으로 변화를 외친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국민'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때다.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려가며 쟁취한 민주주의는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의 선배들은 독재와 억압에 맞서 싸웠고,
그들의 희생으로 우리는 오늘날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단순히 얻어내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정원을 가꾸는 일과 같아서,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살아있는 유기체와도 같다.
민주주의는 결코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통해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침묵할 것인가, 목소리를 낼 것인가.
방관할 것인가, 참여할 것인가.
이러한 선택의 연속이 바로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간다.
정치를 흑과 백으로 나누려는 경향이 있다.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좌와 우로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그 안에서 진영 논리에 갇혀 살아간다.
하지만 진정한 민주주의는
이런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서는 곳에서 시작된다.
정치적 중립성이란
단순히 중간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현대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기는
극단적 진영 논리에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의 행동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믿는 맹목적 충성심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특히 최근의 정치적 상황은
이러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계엄령 선포와 같은 중대한 헌정 질서 위반 사태에서도,
여당 의원들의 대다수가
당리당략에 매몰되어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은
우리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김예지, 김상욱 의원과 같이 소신 있는 투표를 한
의원들의 존재는 양심의 빛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은 박수받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이 당연한 것이고,
나머지 의원들의 행태가 비정상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정치인들의 판단력 상실은
이권과 욕심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뛰어난 학벌과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권력과 이권 앞에서는 그 영리함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정치 시스템 전반의 문제를 보여준다.
현재 보수당이 처한 위기는 자업자득이다.
정치의 흐름은 마치 계절의 변화처럼 주기를 가진다.
보수진영은 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려 했다.
풍부한 정치 경험과 뚜렷한 소신을 가진
홍준표 의원 대신, 윤석열을 대선 후보로 선택한 것이다.
마치 폭풍우가 예고된 바다에 노련한 선장 대신
항해 경험이 전무한 초보자를 내보낸 것과 다름없었다.
우연한 승리로 얻은 권력은
결국 그들의 정치적 민낯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고,
국민을 위한 비전 대신 정적을 제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이 아닌,
정쟁의 소용돌이에 국민을 휘말리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많은 국민들은 이미 예견된 실패를 보고 있었다.
"경제를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여당이 하는 것"
이라던 지지자들의 말은,
결과적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경제가 악화될수록 여당에 대한 실망은 커져갔고,
이는 총선 결과로 이어졌다.
아직도 본인들의 실수를 인정 안 하고 남 탓만 하고 있는
보수 국회의원들은 이제 겨울밤의 찬 공기를 마시며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진정한 반성과 사과 없이는 어떠한 미래도 없다.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정치인이 무슨 정치인이 이냐
신당 창설이나 당명 변경과 같은 피상적인 변화가 아닌,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선거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일상적인 견제와 감시,
그리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켜져야 한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정치적 중립성이란
무관심이나 방관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때로는 진보에,
때로는 보수에 표를 던질 수 있는
판단력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시민의 자세다.
계엄령으로 국민들은 혼란스러웠다.
잠을 못 자는 국민들도 있었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국민들도 있었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다면
탄핵 투표권을 거부하는 행동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갈 것만 같은 보수당에게
어떻게 국민의 운명을 맡길 수 있겠는가?
국민의 한 표 한 표는 그들의 삶과 직결된 소중한 선택이다.
이 무게를 견딜 수 없는 이들에게
국가의 미래를 맡기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 보수당 정치인들은 겨울밤의 찬 공기처럼
차가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민들은 이제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더 이상의 변명과 책임 회피는 오히려
정치적 생명을 단축시킬 뿐이다.
진정한 사과와 반성만이
새로운 시작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분명 여당이 있으면 야당이 있어야 한다.
여당만 존재한다면 이건 독재정치와 다름없다.
겨울은 우리에게 성찰의 시간을 준다.
찬 공기는 우리의 머리를 맑게 하고,
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이 겨울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들 선택과 행동에 달려있다.
앞으로의 10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더 이상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다.
실력과 진정성, 그리고 국민을 위한
진정한 봉사 정신을 가진 정치인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인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이 시기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단순히 분노하고 비판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정치인들의 각성과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우리의 민주주의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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